2024년 10월 이후 18개월간 금리는 0.79%포인트 내려갔지만, 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2026년 3월 현재 금리와 물가의 격차는 더 벌어졌는데, 이는 중앙은행의 두 정책 수단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금리는 내렸는데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24년 10월 무담보 콜금리(1일)는 3.32%였고 소비자물가지수는 114.7이었습니다. 18개월이 지난 2026년 3월, 금리는 2.53%로 0.79%포인트 내려갔지만 물가지수는 118.8로 올랐습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내려가면 경기 부양으로 돈이 잘 풀려 물가가 오르거나,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물가가 억제됩니다. 그런데 한국의 상황은 다릅니다.
금리와 물가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둘이 별개의 요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금리는 경기 부양을 위해 내려갔지만, 물가는 공급 측면의 압력으로 독립적으로 올라왔다는 의미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언제부터 두 흐름이 엇갈리기 시작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인하 사이클 시작점에서 이미 방향이 달랐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 11일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인하하며 3년 2개월 만에 인하로 전환했습니다(한국은행). 그런데 이 시점은 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되던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무담보 콜금리(1일)가 3.32%에서 내려가기 시작한 2024년 10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114.7에서 118.8로 4.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경기 진작을 목표로 금리를 깎고 있을 때, 동시에 물가는 꾸준히 올랐습니다. 2025년 2월과 5월 추가 인하에도 이 흐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금리 인하가 물가를 억제하지 못했다는 신호였습니다. 그렇다면 금리를 계속 내렸을 때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6월 이후 금리는 멈췄지만 물가는 계속 올랐다
2025년 6월 무담보 콜금리(1일)는 2.52%였고, 그 이후 10개월간 2.50~2.54% 구간에서 거의 동결되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25년 2월과 5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한 뒤, 2025년 7월 저점(2.50%)에 도달한 이후로 추가 인하를 멈췄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물가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2025년 6월 소비자물가지수 116.31에서 2026년 3월 118.80으로, 2.49포인트나 올랐습니다.
금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을 때 물가가 계속 상승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신호입니다. 통화정책이 무력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멈춘 이유와 물가가 계속 오른 이유를 동시에 설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우려로 금리는 묶였고, 물가는 공급 압력으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2025년 6월 이후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2025년 9월 중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습니다(한경매거진). 이후 금융시장의 추가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멈춘 것입니다.
그렇다면 물가가 계속 오른 이유는? 공급 측면의 압력이 지배적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리 인하만으로는 이런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금리 인상으로도, 인하로도 해결할 수 없는 물가 압력이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금리가 멈춘 지금, 예금 고정이 아니라 자산 구성을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
무담보 콜금리(1일)가 2.50~2.54% 구간에서 10개월간 정체해 있다는 것은 앞으로 예금·적금 금리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입니다. 달리 말해 지금의 예금 금리는 이 금리 사이클에서의 최저 수준으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정금리 상품으로 ‘이익을 고정’하려던 전략은 더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실질금리입니다. 명목 금리 2.50~2.54%에서 물가 상승률이 이를 앞돌아가면, 실제 자산 가치는 계속 하락합니다. 금리가 정체된 상황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입니다. 지금부터는 현금과 예금만으로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물가 상승에 강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거나, 명목 수익이 물가를 따라갈 수 있는 상품을 함께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 예상할 것
금리와 물가가 엇갈리는 현상은 중앙은행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더 내리면 부동산이 위험해지고, 인상하면 경기가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금리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며, 공급 확충, 구조적 개혁 같은 다른 정책 수단이 함께 움직여야 합니다.
개인 입장에서는 금리 사이클의 끝자락에 도달한 상황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금 금리의 추가 인하 여지가 거의 남지 않았고, 동시에 물가는 독립적인 요인으로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두 조건이 겹치면 실질 자산 가치는 가속도로 하락할 것입니다. 지금이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점검하고 조정할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시점 | 연% |
|---|---|
| 2025년 10월 | 2.52 |
| 2025년 11월 | 2.51 |
| 2025년 12월 | 2.53 |
| 2026년 1월 | 2.53 |
| 2026년 2월 | 2.54 |
| 2026년 3월 | 2.53 |
자료: 한국은행 ECOS
※ 공개된 공식 통계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중요한 결정 전에는 최신 자료를 다시 확인해 주세요.









